회원학교행사 [학생 이야기] 나는 대안학교 학생입니다 - 다시 오른 지리산에서 성장한 나를 마주하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기대연 댓글 0건 조회 1,435회 작성일 25-08-18 10:28본문
이 글은 대안교육뉴스(2025.06.09)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쓴이 / 하민영 학생 기자(은혜의동산기독교학교 8학년)
지리산 둘레길 도보 여행을 다녀온 학생의 생생한 이야기
작년에 지리산에 다녀오고 나서 큰 트라우마가 생겼었다. 너무나도 힘들었어서 지리산 도보 여행이 끝나고 나서도 산만 바라보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말이다. 지리산에 다신 가고 싶지 않았다. 지리산에 다시 갈 날이 최대한 천천히 오길 바랐다. 하지만 슬프게도 1년이라는 시간은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게다가 이번에는 작년보다 일주일 더 빨리 지리산에 갔다. 지리산에 가지 않으려고 여러 가지 수를 쓰려고 했지만 다 소용 없었다. 결국 나는 지리산에 가게 되는 수밖에 없었다.
5월 12일 아침, 나는 불안한 마음을 안고 학교에 갔다. 지리산에 가는 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머릿속에 걱정과 두려움이 가득 찼다. 지리산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두려움은 점점 커졌다. 지리산 둘레길 시작점에 도착해서 도보여행을 시작했을 때, 나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우울한 마음으로 계속 걷고 있는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걸으면 걸을수록 점점 기분이 나아졌다. 그리고 도보여행이 재미있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힘들다고 생각했던 오르막도 이번에 다시 가보니, 오르막은 잠깐이었을 뿐, 금방 내리막이나 평지가 나왔다. 산도 작년보다 더 여유롭게 탈 수 있었다.

지리산 둘레길 도보여행 1일차(3코스 인월~금계). 3박 4일의 여정 시작에서 아이들은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그리고 작년에는 정신없이 걷기만 해서 보지 못했던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하나님께 너무 감사했다. 하나님께 기도드린 대로 지리산이 작년보다 덜 힘들게 느껴지고, 지리산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가벼워진 마음을 들고 숙소에 도착했는데, 힘들어하는 후배들을 보니 작년의 나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작년의 나보다 더 고생한 것 같아보이는 후배도 있어 마음이 더 아팠다.
5월 13일 아침, 둘째 날 코스가 시작되었다. 시작부터 내 기억에 있던 길보다 더 긴 아스팔트 길 오르막을 넘고, 산길을 내려가 다시 아스팔트 길을 걸었다. 그리고 둘째 날 코스 중 가장 기대했던 아이스 홍시를 팔았던 곳에 도착했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판매했던 아이스 홍시가 올해는 없었다. 너무 아쉬웠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산 하나를 넘어 산 너머에 있는 마을에서 점심을 먹었다.

지리산 둘레길 도보여행 2일차(4코스 금계~동강). 가파른 오르막길 끝에서 만난 하늘길.
그리고 대망의 벽송사 코스가 시작되었다. 오르막이 많은 산을 넘어 가파른 아스팔트 길을 지나니 벽송사에 도착했다. 작년에는 벽송사를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이번에 벽송사를 다시 가보니 작년에는 보지 못했던 자연과 어우러지는 벽송사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벽송사를 뒤로하고 산을 좀 더 탔는데, 기억에 있던 것 보다 오르막이 많고 길어서 힘들었다. 오르막이 끝나고, 긴 내리막이 계속됐다. 많이 올라갔다 많이 내려가니 발이 많이 피곤했고, 물집까지 잡혔다. 그러나 내리막 끝에 계곡에서 발을 담그면서 피로를 풀 수 있었다. 피로가 풀려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아스팔트 길을 걷고, 숙소에 도착했다.
5월 14일 아침, 셋째 날 코스가 시작되었다. 오전에는 아스팔트 길만 계속 걸었는데, 그 길은 작년보다 짧게 느껴졌다. 계속 걸어서 산청 함양 사건 추모공원에 도착했다. 점심을 먹고 작년에 둘러보았던 역사 교육관을 다시 둘러보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희생 됬다는 것이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조금 쉬고 난 후에 왕산 옆 산을 탔다. 역시나 너무 힘들었다. 오르막이 계속되는 산을 타다가 기억에 없던 긴 아스팔트 오르막을 걷고, 다시 산을 탔다. 계속 산을 오르다 보니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지리산 둘레길 도보여행 3일차(5코스 동강~수철). 왕산 옆 산불 감시 초소가 있는 정상에 올랐다.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 오트밀을 돌리고 전망대에서 보이는 경치를 구경했는데, 산청 한양 사건 추모공원이 작게 보였다. 작년에는 보지 못했는데, 정말 신기했다. 전망대에서 내려오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산길을 걷다 아스팔트 길이 시작되는 구간에서 아이스크림을 받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내리막길을 내려갔다. 작년에는 길게만 느껴졌던 그 내리막길을 7학년 후배와 같이 대화를 하며 내려가니 짧게 느껴졌다. 신나게 대화를 하며 내려가다 보니 숙소에 도착했다.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며 신나게 놀고, 고기도 많이 먹고, 숙소 안에서 후배와 대화를 하며 시간을 보내다 잠을 잤다. 친한 후배가 있으니 정말 좋은 것 같았다.
5월 15일 아침, 드디어 집에 갈 수 있는 날이었다. 하지만 아침부터 비가 와 우비를 입어야 했다. 그런데 우비가 생각보다 작아 가방까지는 덮지 못했다. 우비 크기가 충분할거라고 생각하고 레인커버를 챙기지 않아서 난감했다. 다행히 비는 조금씩 오다 금방 그쳤다. 길을 계속 걷다가 정자에 앉아서 식당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그러나 버스가 오려면 시간이 많이 남은 상태라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편의점으로 가기로 했다. 편의점에 도착하고, 편의점에서 산 간식을 먹으며 버스를 기다렸다. 12시쯤에, 버스가 도착했다. 그 버스를 타고 식당으로 가서 종주팀과 만나고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다시 버스를 타고, 중간에 휴게소도 들려서 좋아하는 간식도 사먹었다. 드디어 학교에 도착하고, 3일 만에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이번 도보여행의 주제는 합(合)이었는데, 작년보다 여유로운 길을 걸어서 그런지 자연의 경치를 감상하며 자연과 하나가 되어갈 수 있었고, 후배들과 친구들에게 오트밀도 나눠주다 보니 친구들, 후배들과도 하나가 되어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작년 도보 여행에서는 너무 힘들었어서 하나님을 많이 원망했었는데, 이번에는 도보 여행이 작년보다 덜 힘들게 느껴지고, 작년에 못 보았던 것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어서 하나님께 너무 감사했다. 그래서 하나님과 하나가 되어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성장했음도 느낄 수 있었다. 체력 부족으로 첫째 날과 마지막 날을 제외하고 가방을 메고 가지 않았던 작년과는 달리, 이번 도보여행은 가방을 끝까지 메고 완주하였다. 중간 중간에 선생님께서 가방을 차에 싣고 갈 거냐고 물어보셨지만, 내 자존심이 상할 것 같아 그냥 가방을 메고 갔다. 작년에는 가방도 안 멨으면서 온갖 엄살을 떨며 힘들다고 징징거렸는데, 진짜 작년에 비해 많이 성장한 것 같다.
그리고 다시 한번 더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 지리산에서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서 그런지 집과 가족이 너무 그리웠다. 작년처럼 부모님이 보내주신 편지를 읽으며 엄청 울었고, 학교에 돌아와서 엄마를 보자마자 눈물이 나왔다. 앞으로는 가족들에게 감사하며 지내야겠다.
저작권자 © 대안교육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전글[교사 이야기] 대안학교 수업 이야기③ 1인 1악기 수업. 그리고 향상음악회 25.08.20
- 다음글[교사 이야기] 전국소년체육대회 접영 동메달 쾌거! 은혜의동산기독교학교 ! 25.08.1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