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학교행사 [교사 이야기] 나는 대안학교 교사입니다 ① 은혜의동산기독학교 김주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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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대연 댓글 0건 조회 3,226회 작성일 25-03-24 11:14본문
이 글은 대안교육뉴스(2024.11.19)에 기재된 기사입니다.
● 글쓴이 정진우 기자 / 교육 현장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교사, 학생, 학부모, 교육활동가분들을 만나 질문하고 그 생생한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그 이야기를 통해 각자의 입장에서 우리 현재 교육의 현실을 짚고, 앞으로의 필요와 나아갈 방향을 조명하고자 한다. 제7회 전국 청소년 디베이트 축제에 참여했던 은혜의동산기독학교 김주희 선생님을 만났다.

ⓒ사진 제공 김주희 교사
1.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화성에 있는 은혜의동산기독교학교 중등에서 사회, 역사, 독서를 가르치는 교사 김주희라고 합니다. 두 아이의 엄마이구요. 아이들도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엄마가 되며, 교사가 되며 이제야 뭘 공부해야 하는지 알게된 거 같아요. 여전히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2. 현재 학교에서 맡고 있는 역할은 무엇인가요?
- 중등에서 8학년 담임을 맡고, 중등 사회, 역사, 독서를 가르치고, 고등에서 선택 수업 몇 개 맡고 있습니다. 대안학교의 특성상 정해진 역할만 하진 않아요. 그래도 감사한 건 제가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늘 재미있고 설레요.
3. 디베이트를 알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디베이트는 2022년에 기대연 컨퍼런스에서 선택강좌로 들으며 알게 되었습니다. 정진우선생님 책도 샀었고요. 이전부터 사회과 수업에 토론을 도입하고 싶었는데, 생각처럼 잘 안 되더라고요. ‘어설프게 하느니 하지 말자’라는 생각과 ‘토론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있었어요. 그래서 디베이트 강좌를 선택한 것 같기도 해요. 그 때 들을 땐 유익했는데, 막상 제가 수업에 하려니 안 맞는 옷 같아서 못하고 있다가 이번 디베이트 축제를 참가하면서 제대로 맛보게 된 것 같아요.
4. 이번 디베이트 축제에 처음으로 참가하셨는데 학생들에게 디베이트를 지도하면서 배우며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 우선 디베이트를 잘 알게 되었죠. 짧은 라운드와 심사로 매우 밀도 있는 의견이 오가고, 수비와 공격이 있어 학생들에게도 긴장감과 집중력을 갖게 하더라고요. 그러면서도 발언 순서와 시간이 있으니 학생들이 각자의 역할을 맡아 완수해야 하고 상대의 의견을 경청해야 하는 게 참 큰 매력이었어요. 교차질의를 통해서는 자신들의 의견이 얼마나 내면화가 되었는지가 보이더라고요.
요즘 역량 교육이 강조되는데, 사회과에서 디베이트만큼 학생들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방식은 없는 것 같아요. 자료 분석력, 비판적 사고력, 문제 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거기에 사회적 공감능력까지 디베이트 안에 다 들어있더라고요. 그래서 디베이트를 해 낸 모든 학생들이 다 대단해 보였어요. 결선 날 고등 사회선생님과 동행했는데, 그 선생님도 수업에 바로 넣어야겠다 하시더라고요.

ⓒ사진 제공 김주희 교사
5. 디베이트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을 소개해 주신다면?
- 저도 처음 참가하는 거라 순서도 규칙도 잘 몰랐어요. 준비 첫 모임 때 저도 나름대로 자료를 찾아보고 아이들에게 지시사항을 주고 했는데, 아이들이 영상과 규칙 다시 살펴보며 오히려 저에게 세부적인 걸 가르쳐 주더라고요. 아이들은 열심인데, 우리 아이들이 지도교사인 내가 잘 몰라서 제대로 준비 못 하게 되는 건 아닐까? 내심 걱정했거든요.
일단 아이들에게 통일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때, 4명 중 3명이 반대였어요. 그래서 반대 근거부터 찾고, 역할 정하고 자기 맡은 부분에 글을 쓰라고 했죠. 그런데 아이들이 생각이 많아서 글을 잘 못 쓰더라고요. 같이 씨름을 했죠. 그러고 나니, 찬성을 완성할 시간이 부족했어요. 그래도 하나를 제대로 완성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반대를 완성해 놓고, 그 형식대로 찬성글을 썼습니다. 결선 전엔 아이들 4명이 모두 “찬성이 맞겠네요”라고 하더라고요. 깊이 찾아보고 숙고하며 비어 있는 통일 찬성이 아니라, 균형 잡히고 꽉 찬 통일 찬성이 된 게 보였어요.
6. 디베이트 축제를 준비 하면서 들었던 고민은 무엇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도전하고 싶은 과제는 무엇인가요?
- 상대의 근거를 알 수 없다는 게 제일 막막한 부분이었어요. 반론과 마지막 정리 부분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 채로 서야 하는 걸 아이들도 긴장했고요. 상대방의 근거를 예상해서 반론 자료를 찾고, 마지막 정리는 입안과 관련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자 했지요. 대회 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거기까지고, 나머지는 아이들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성실하게 의욕적으로 준비했으니, 잘 해 내길 응원만 했죠. 사실 우리끼리 ‘이번 대회에서 우리의 목표는 잘 하는 게 아니라, 담력을 키우는 거다’라고 했거든요. 좋은 결과를 바란 건 아니고, 아이들에게 이 경험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길 바라고 기도하기는 했어요. 디베이트가 골리앗까진 아니어도 우리 아이들이 물러서지 않는 다윗이 되길 바랐어요.
7. 디베이트 축제에 참가했던 소감은 말씀해 주신다면?
- 아이들을 믿어주는 만큼 자란다는 것과 디베이트 분과 위원회에서 아이들을 위해 많은 생각을 하셨다는 거예요. 차라리 제가 나가면 제가 준비하면 되는데, 자기 공부에, 구술 평가 준비에, 프로젝트 준비에 바쁜데도 토론 준비하겠다고 온 아이들이 글을 막 못 쓰고 있을 때 솔직히 글을 대신 써 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건 그 아이들 것이 안 되니까, 아이들에게 앵무새처럼 읽고 오게 할 수는 없었어요. 끝까지 기다렸어요. 자기 글 자기가 안 쓰면 그대로 올라가야 된다고 으름장을 놨죠. 그건 제 마음을 다잡기 위한 말이었던 것 같아요. 막상 본선과 결선을 가 보니, 축제라는 의미를 알겠더라고요. 결과나 우승보다 칭찬과 격려하는 분위기가 참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본선 심사지를 받고 빼곡하게 피드백 써주신 게 감동이었습니다. 지도교사인 저보다 양팀의 의견을 더 주의깊게 듣고 그 의도까지 파악하신 게 대단하다고 느껴졌어요. 그렇게 귀기울여 들어주신다는 걸 알고 더 열심히 준비하게 된 것 같아요. 피드백이 저희 팀을 성장하게 만든 일등공신이었습니다.
8. 디베이트 축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불안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죠. 본선 1라운드 아가페 팀과 붙었을 때 반론을 맡았던 학생이 긴장하고 당황해서 말이 꼬여 버렸어요. 정신없이 1라운드가 끝나고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올 것 같다고, 2라운드는 못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저와 아이들이 이대로 끝나면 안 된다고 2라운드 한 번 더 해 보자고 했죠. 얼마나 두려웠을지, 얼마나 긴장했을지 아니까 조마조마한 맘으로 지켜봤죠. 그 친구가 승부욕이 대단한 학생이거든요. 그대로 무너질 아이가 아닌 건 알았죠. 그래서도 안 되구요. 드디어 반론 차례에서 긴장은 했지만 할 말을 시간에 맞춰 잘 했습니다. 그 순간 뒤에서 ‘됐다’라고 되뇌었어요. 자기 두려움을 극복하게 된 것만으로 가슴 벅차게 기뻤어요. 제가 뭘 해 낸 것보다 학생이 해 낸 게 정말 더 기쁘더라고요.

ⓒ사진 제공 김주희 교사
9. 마지막 질문입니다. 선생님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 학교에서 아이들을 대하며 [거인의 정원]이라는 동화를 많이 생각하게 돼요. 나는 정원을 내 줄 교사가 될 것인지, 정원을 닫을 교사가 될 것인지. 그 동화에서 거인이 정원을 닫아버리니 계절을 잃어버렸잖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내 울타리가 드러나지 않는 교사가 되고 싶어요. 교사는 학생들이 있어야 하잖아요.
학생들의 성장을 볼 수 있는 계절을 느끼고 싶어요. 정원은 좀 서양적인 느낌이고, 전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마당’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되도록이면 실컷 뛰어놀 수 있는 마당, 돌부리같이 아이들이 걸려 넘어질 게 없는 평평한 마당이 되고 싶어요. 수업에서 아이들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면 참 뿌듯하거든요.
디베이트 축제도 아이들에게 참 좋은 마당이었던 것 같아요. 아이들이 이 사회에 참 중요한 사람으로 보이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좋은 마당만 깔아주면 아이들이 신앙과 세계관, 가치관으로 길을 만들어 갈 거라는 교사로서 신념이 현실이 되는 걸 볼 수 있어서 참 감사했어요. 디베이트가 저도 성장하게 했고,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참여하게 될 것 같습니다.
출처 : 대안교육뉴스(https://www.daeaned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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